H가 동시인으로 등단한지 벌써 1년이 되었다.
좋은 동료이자 믿을 수 있는 친구가 열심히 한 만큼의 성과를 거두었다는게 진심으로 기뻤던 한편
나 자신의 구제불능의 게으름을 돌아보게 된게 바로 이맘때쯤이다. 하지만 정신과쌤이 늘 그러듯이 좋은 점을 생각해보자.. 좋은점을...
일기를 쓰기 시작한지는 벌써 4년. 꾸준히 뭔가를 하는 건 정말 나에겐 너무도 힘든 일인데도 일기만큼은 포기하지 않고 쓰고 있는 나에게 상을 주어야 한다.
상은 뭐가 좋을까. 요 며칠 보아둔 키보드가 있으니 그걸 구매해야겠다. 아이패드에 연결해서 쓰면 아주 예쁠것이다...
일기 뿐 아니라 일상을 시간순으로 기록해본지도 일년째다. 드문드문 빠지기도 했지만 이만하면 괜찮은 정도. 작년은 정말 나에게 힘든 한 해였기 때문에 마지막달을 어서 보내고 싶기도 하고 또 보내고 싶지 않기도 했다.
한 해 동안 도무지 무얼 했는지 스스로가 너무 한심했기 때문이다. 그리고 이제 올해가 얼마 남지 않았으니, 오늘 처음으로 올 한 해를 돌아본다. 기억나는건 정말 대기업같은 출판사의 탕비실에 들어가서 고급 커피머신 3대와
그 옆에 쌓인 잘 손질된 바나나더미를 보고 바나나보다 작아진 나 자신에 충격받아 갓잇에 가서 감튀와 코카콜라와 타코와 부리또를 전부 날름 먹어치운 사건이다. 이 또한 나 자신의 쭈글함을 객관적으로 볼 수 있었던만큼 죽을정도로 나쁘지만은 않은 경험이었다 치고. 이 사건으로 인해 나를 알아봐 준 인생의 스승님과 꾸준히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또 그 덕분에 한 권 한권 귀하고 소중한 책을 출판하는 좋은 편집자와 출판사를 만났으니 감사한일이다.
글쓰기를 포기하지 않고 여전히 하고 있어서 정말 다행이다. 20241214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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